與, 11월 내 여가부 폐지 처리…巨野 설득이 '관건'


국민의힘은 7일 여성가족부 폐지 및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이관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원 115명 전원 명의로 발의했다. 당은 11월 정기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시한 내 단독 과반이 넘는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권을 교체한 윤석열 정부가 마주한 정치적 상황은 여소야대다. 전 정부 심판론으로 집권했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정부조직 개편이 필요한데, 야당이 과반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 결정권이 없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가 현재와 유사한 구도다. 당시 한나라당은 10년 만에 정권을 잡았으나 의석수가 117석(2008년 5월 17대 국회 종료 시점 기준)이어서 현재 국민의힘(115석)과 비슷한 수준이었다.야당 대통합민주신당은 142석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가부와 통일부 폐지를 추진했는데,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자 여야 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 국회 행정자치위원장, 인수위 부위원장이 참여하는 '6인회의'를 만들어 2주 간 협상에 들어갔다.

결국 여가·통일부를 존치하고 해양수산부 등을 통폐합해 부처 수를 줄이는 상호 양보안이 타결돼 이 전 대통령 취임식 직전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 상황 역시 이같은 방식으로 접점을 찾을 확률이 크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가 민주당 과반인 만큼 원내지도부간 합의를 건너뛸 우회로는 없다. 다만 당이 의원 전원 명의로 의원입법에 착수하고 행정안전부가 한 발 물러선 상황이기 때문에, '6인회의'보다는 여야간 직접 협상 측면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본격화되지 않았으나, 민주당은 일단 여가부 폐지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었던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후보 시절 윤 후보의 폐지론을 비판하며 '성평등가족부' 등 명칭 변경을 주장했었다.

민주당은 지난 5일 행안부의 정부조직법 개편안 구상을 보고받은 뒤에도 "우리 당이 반드시 여성가족부라는 명칭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등 여성 상대 범죄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고, 차관급 본부로 격하되면 타 부처와의 교섭력과 기능이 약화가 되는 데 심각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만 "국회에 공식 제출하면 국민적 의견 수렴, 사회적 공론화를 거쳐 해당 상임위와 당내 논의를 거쳐 심사에 임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논의 여지를 열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일단 '충분한 설명'에 전략의 방점을 두고 있다. 국가보훈부 승격과 재외동포청 신설 등 여가부 외 사안에 대해서는 논쟁이 없어 이견의 폭이 좁고, 여가부 폐지도 '기능의 폐지'가 전혀 아니라는 점을 설득해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가부 폐지가 대선 핵심 공약이었다는 점도 호소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6일 "여가부 폐지로 성평등 문제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정부당국이 새겨듣고, 조직 개편 과정에 세심하게 고려해야 될 것으로 본다"고 민주당 비판 지점을 강조하며 "설사 썩 동의하지 않더라도 우리 대선 공약이었고 국민들과 한 약속이었다. 정부가 어떤 조직으로 일할지는 맡겨주시면 좋겠고, 민주당의 협조를 요청한다"고 했다.

그러나 권인숙 여성가족위원장 등 민주당 소속 여가위원들은 곧바로 "국무위원이 이끄는 부처에서도 어렵게 수행해온 성평등 업무를 차관급 본부에서 주도할 수 있나"라며 "대선 공약이어도 잘못됐으면 과감히 접어야 한다. 대통령실 이전을 통해 깨달은 바가 없나"라고 반박 성명을 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7일에는 "권은희 의원과 김미애 의원이 '피해자 보호가 소홀할 수 있고, 행안부나 법무부를 상대로 피해자 보호 교섭 과정에서 본부가 되면 조금 약해질 수 있으니까 그 점을 유의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같은날 "여성 피해자 (지원) 역할을 법무부에서도 하고 여가부에서도 했는데, 오히려 차관보다 격이 높은 본부장급으로 기능이 더 강화되는 것"이라며 "작은 부처로 있는 것보다, 보건복지부 예산이나 힘, 파워가 있기 때문에 더 강한 추진력을 갖는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다만 10월 하순까지 이어지는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혈전'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점은 향후 원내지도부간 원만한 협상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국정감사를 넘겨도 예산국회에서 '비정한 예산' 등 새로운 대치 전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