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고위 외교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 기대를 일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24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6개월이 되는 가운데 전쟁이 더욱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겐나디 가틸로프 제네바 주재 러시아 유엔 상임대표는 이날 FT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외교적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외교적 접촉에 대한 어떤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직접적인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길어질수록 외교적 해결책을 찾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 사실상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떠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무기를 공급함으로써 전쟁이 길어지고 있고, 그것이 외교적 해결의 길을 점점 닫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 지원이 계속되고 있고 평화 회담은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엔에도 "전쟁으로 인해 '정치화'에 빠졌다"며 "이것은 유엔과 그 조직의 권위를 손상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유엔이)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과 튀르키예(터키)
중재로 우크라이나 곡물의 흑해 수출 재개는 "유엔이 중재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한 유일한 사례"라면서
"그러나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틸로프는 지금의 글로벌 외교는 자신의 50년 외교 경력 경험 중 최악이라고 말했다. 제네바에서 서방
대표 단과 접촉하지 않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어떤 연락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는
변했다"면서 " 유엔은 결코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만 해도 몇 차례 종전 협상을 진행했으나 지난 3월 말 이후 중단됐다.
최근 우크라이나 르비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및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3자 회담을 했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회담 결과를 푸틴 대통령에게 공유하고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전쟁이 협상 테이블에서 끝날 것이라는 믿음을 계속 갖고 있다. 푸틴과 젤렌스키는 같은 의견"이라고 했지만 평화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진전은 언급하지 않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