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옛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스레드(threads)를 운영하는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간 세기의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위터의 대항마로 등장한 스레드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놓고 있어 두 CEO의 자존심 대결은 더 격화되고 있다.
7일 SNS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스레드의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800만명으로 고점 대비 82% 하락했다.
스레드는 출시 다음 날 일일 활성 사용자 수가 44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초기 폭발적인 관심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용 시간도 줄었다. 출시일과 비교해 스레드 앱을 여는 횟수는 14회에서 2.6회로 감소했고,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19분에서 2.9분으로 크게 줄었다.
엑스의 타격도 적지 않다.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Similarweb)에 따르면 스레드가 출시된 첫 이틀 동안 엑스 트래픽은 전주 대비 5% 줄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11% 줄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아직 뚜렷한 승자가 없는 상황에서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싸움의 시작 역시 저커버그가 엑스 대항마로 스레드를 내놓은 것이 원인이었다.
지난 6월 머스크는 자신의 SNS인 엑스에서 "저커버그와 한판 격투기를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올렸고, 저커버그는 "위치를 보내달라"며 응수했다.
이에 머스크는 "베이거스 옥타곤(Vegas Octagon)"이라고 답했다. 옥타곤은 종합격투기(UFC) 시합이 열리는 장소다.
이후 별다른 이슈 없이 잦아드는 듯했지만, 스레드 출시 이후 두 회장님은 다시 맞붙고 있다.
이달 6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엑스에서 "저커버그와 머스크의 싸움이 엑스에서 생중계될 것"이라며 이슈를 재점화했다.
그러면서 "모든 수익은 참전용사를 위한 자선단체에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저커버그는 스레드 계정에서 "자선 기금을 모금할 수 있으려면 좀 더 믿을 만한 플랫폼을 사용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도발했다.
한 엑스 사용자가 한판 대결의 요점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머스크는 "문명화된 형태의 전쟁이다. 남자들은 전쟁을 사랑한다(men love war)"고 답했다.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저커버그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저커버그는 종합격투기(MMA)를 취미로 하고, 최근에는 주짓수 경기에서 승리한 이력도 있다.
하지만 머스크가 저커버그보다 키가 17㎝ 더 큰 거구라는 점에서 장담하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두 CEO가 현피 이슈를 적극 활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의 SNS 설전은 관심이 줄고 있는 스레드의 존재감을 키웠고, 트위터에서 이름을 바꾼 엑스의 인지도도 높이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엑스와 스레드 모두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이들의 맞대결과 같은 이벤트는 윈윈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