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가상자산에 뛰어든 이유는…“UAE 너무 잘나가서”


가상자산 산업을 잡기 위한 노력이 중동 국가들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다. 변동성과 불안정성을

인정하면서도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등 외국기업을 유치하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 비아(사우디) 중앙은행은 최근 가상자산과 디지털

통화 프로그램 책임자를 임명했다. 이번에 가상자산 책임자로 임명된 모센 알자흐라니는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액센츄어의 임원 출신이다. 그는 사우디 중앙은행에 주요 가상자산 업체들과 협력하는

방안 등을 보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지금까지 가상자산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웃 나라 아랍에미리트(UAE)가

가상자산 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자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가상자산의 투기적인 성격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아랍에미리트가 세계적인 가상자산 허브로 거듭나면서 사우디도 가상자산 관련 규정 등을 마련해야겠다는 위기의식이 생겼다”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수도 리야드를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를 대신하는 글로벌 경제

중심지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가 경쟁 대상으로 여기는 아랍에미리트는 이미 수년간 자국 내에 가상자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증권선물감독청은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터와 센터 내 프리존의 가상자산 발행·상장·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는 가상자산규제법을 통해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이를 총괄하는 가상자산규제청을 설립하기로 했다.

인근 바레인도 가상자산 기업을 유치하는 데 적극적인 나라다. 아랍에미리트가 자국에 유치하려고 했던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올해 바레인으로부터 가상자산 거래소 인가를 받았다. 일찌감치

가상자산 관련 금융 규정을 마련한 점이 기업 유치에 도움을 줬다. 아프리카에선 나이지리아가 바이낸스와 함께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 경제 구역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9월 중남미 국가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한 바

있다. 당시 엘살바도르 정부는 국민들에게 비트코인이 들어 있는 디지털 지갑을 주고 세금 납부도

비트코인으로 가능하게 하는 등 비트코인을 공식적인 거래 수단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법정화폐 선언으로부터 1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7월 <뉴욕타임스>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 투자에서 60%

상당의 손실을 보았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비트코인 위험성을 고려해 엘살바도르에 대한

13억달러 규모의 지원 승인을 보류하기도 했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