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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째 히잡 시위에 이란, '도덕 경찰' 폐지


이란 정부가 히잡 등 여 성 복장을 단속하는 이 른바 '도덕 경찰'을 없애 기로 했다. 히잡을 제대 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 로 도덕 경찰에 잡혀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이 야기한 반정부 시위가 석 달째 계속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이란 법무장관이 전날 밤 열린 종교회의에서 "도덕 경 찰을 폐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 보 도했다. 몬타제리 장관은 이날 회의의 한 참석자로부 터 "왜 도덕 경찰이 폐지되느냐"는 질문에 "도덕 경찰 은 사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 만 정부가 도덕 경찰의 활동 중단이나 조직 폐지를 공 식 발표한 것은 아니다. 이란에서는 만 9세 이상 모든 여성은 예외없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써야 한다. 히 잡을 쓰지 않거나 몸에 딱 붙는 옷을 입었다면 도덕 경 찰의 단속 대상이 된다. 도덕 경찰은 거리의 여성을 납 치하듯 연행하거나 구타하는 등 마구잡이식 단속으로 악명 높다. 보수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 통령 재임 당시인 2006년부터 풍속 단속을 전담했다. 이후 수도 테헤란 등을 중심으로 머리카락이 보이도록 느슨하게 히잡을 쓰는 등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지 난해 8월 집권한 강경파 에브라임 라이시 대통령은 히 잡 단속을 되레 강화했다. 구시대적 히잡 단속은 결국 지난 9월 아미니 사건으로 사달이 나고 말았다.

이후 "여성, 생명, 자유"를 외치는 반정부 시위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하 며 이란 전역에서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란 당국 은 시위대 무력 진압에 나서면서 국제적 비난을 자초 했고, 카타르 월드컵에선 자국 선수들의 '침묵 시위'로 제대로 망신살이 뻗쳤다.

구석에 몰린 이란 정부는 그간 이란 여성을 옥죄어 온 ' 히잡법' 개정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3 일 TV 논평에서 "이슬람을 기초로 이란이 세워졌다는 점은 헌법에 못 박혀 있다"면서도 "헌법을 유연하게 구 현하는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히잡 착용을 의무화 한 법 개정 검토를 시사한 것이다.

몬타제리 장관은 "의회와 사법부가 (법률 개정을) 논의 하고 있다"며 "앞으로 1~2주 내에 결과가 나올 것"이 라고 확인했다. 다만 법 개정을 주도하는 사법부 등을 보수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탓에 실제 개정 여부는 두 고 봐야 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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