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이 엄격히 금지된 이슬람 국가 카타르에서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열리는 동안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제한적인 음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대회 기간 동안 치안 관리는 외국에
맡기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나세르 알 카테르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카타르 월드컵조직위원회는 지난 8일 오후(한국
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전세계 미디어를 초청해서 대회 준비 상황을
공유했다. 알 카테르 조직위원장이 야시르 알 자말 카타르 월드컵 최고 유산 지원위원회 사무총장, 자심 알 사이드 카타르 월드컵 안전보안위원회 실무 총책임자 등과 함께 축구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직접 나선 시간이었다. 월드컵이라는 '축제'가 석 달도 남지 않은 만큼 금주국가 카타르의 정책에 대해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과연 어느 수준으로 음주가 허용되고, 어떤 제재가 가해질지 궁금해하는 서구권 기자들이 많았다. 이에 알 카테르 위원장은 "저녁 6시 30분부터 주류가 제공되는 게 우리의 정책이다. 경기를 즐기고, 또 음주가 허락되는 시간도 즐기길 바란다. 호텔의 경우에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정책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와 마찬가지로 도하 등 시내의 호텔에서는 저녁 영업 시간에 외국인을 상대로 주류를 판매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외부에서는 카타르 정부와 조직위가 마련한 팬존에서 추가로 음주가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시간은 저녁 6시 30분부터 새벽 1시까지다. 술 역시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버드와이저 맥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팬존이 얼마나 확대될지, 경기장 인근에서는 어디까지 음주가 가능할지 세부적인 내용도 곧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이른 시간부터 음주를 즐기다가 취한 채로 경기장에 들어가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영국 축구팬 등이
있는 유럽 기자들은 시간 제한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알 카테르 위원장은 "음주가 허용되는 시간보다 이른 시간에는 팬존에서 여성들과 아이들이 보다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정책이 자리를 잡는다면 최소한 술과 관련된 훌리건 난동 등은 줄어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구가 채 300만명도 되지 않는 카타르는 월드컵 기간 동안 치안 관리를 위해서 외국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것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일단 월드컵을 보기 위해 입국하는 백만명 이상의 팬들을 위해 일종의 팬 ID 시스템인 하이야 카드를
비자처럼 사용해 하이야 카드 보유자만 입국을 가능케 한다.
또한 부족한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위스, 터키, 모로코, 파키스탄 등 다양한 나라를 통해 병력을
유치하고, 테러 관리 등을 맡길 예정이기도 하다.
안전을 책임지는 알 사예드 사무총장은 "이번 월드컵은 역사상 가장 안전한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 중"
이라고 강조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