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산다"…금값 된 배추에 '김치 품귀' 현상


# 서울 양천구에 거주 중인 강예봄씨(57)는 김치를 담그려고 동네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배추를 비롯한 양파, 고추 등 대다수의 농산물 가격이 급등해서다. 강씨는 "배추 가격이 너무 올라서 살 엄두가 안 난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했다지만, 배추는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올여름 폭염과 폭우, 태풍 등 궂은 날씨로 인해 배추 가격이 크게 뛰면서 '국민 반찬'인 김치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김치 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으나,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재료 수급이 어려워져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김치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16일 포장김치 1위 업체인 대상의 자사몰 '정원e샵'에서는 포기김치, 총각김치, 파김치, 갓김치 등 대다수의 제품이 품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김치 상품이 공급량 부족으로 인해 장기 품절 및 출고 지연이 돼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포장김치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이유는 최근 기상 악화 등과 연관 있다. 올여름 들어 폭염·폭우에 이어 태풍 힌남노까지 겹치면서 배추 작황이 부진해졌고, 이에 김치 재료값이 급등해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10㎏) 도매가는 전날 기준

3만4140원으로 1년 전의 1만5224원보다 124% 급등했다. 또 김치 속재료에 필요한 무(144%)와 양파(58%)

등도 1년 전과 비교해 가격이 크게 올랐다.

물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외면받던 중국산 김치 수입이 최근 다시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1억986만달러(약 2598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10만달러(약 1202억원)보다 27.6% 증가했다.

앞서 중국산 김치는 지난해 3월 이른바 '알몸 배추' 영상이 퍼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최근 다시 수입이 늘어났다.

그런가 하면 배추김치를 포기하고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양배추 등 다른 채소로 김치를 담그는 이들도

늘고 있다. 자신을 주부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경기 성남 지역 맘카페를 통해 "가격 때문에 엄두가 안 나서 양배추김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9월 상순 배추 도매가격은 포기당 7009원이었지만, 9월 중순(1∼15일) 가격은 8748원으로 추석 이후 가격이 오른 상황"이라며 "기상 악화로 작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추석 성수기 수요 증가에 대비한 조기 수확 등으로 추석 이후 공급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달 말부터 준고랭지 배추 수확이 시작되면 공급이

증가해 가격도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