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1%도 배출 않는 파키스탄, 기후변화 최대 희생자 됐다”



지난 6월 이후 계속되는 폭우와이로 인한 홍수로 1300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한 파키스탄이 보건 위기 상황까지 맞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도 차지하지 않는 자국이 기후변화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됐다며, 기후변화에 책임이 많은 부국이 보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제보건기구(WHO)는 최근 파키스탄 1469여 의료기관이 이번 홍수로 피해를 보았다고 추정했다고 7일 파키스탄 영어신문 <새벽>(DAWN)이 전했는데 가장 큰 피해를 본 남동부 신드주를 중심으로 의료기관 432곳은 완전히 파괴됐으며, 이에 다라 세계보건기구와 협력 기관이 긴급히 임시 진료소 4500곳을 세웠다고 밝혔다. 타릭 야세레비치 세계보건기구 대변인은 말라리아, 뎅기 같은 전염병들이 코로나19와 에이즈 등과 함께 이미 파키스탄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급성 설사, 장티푸스, 홍역, 말라리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를 이미 받았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 집계에 따르면 여름 계절성 폭우인 ‘몬순’과 북부 빙산 녹은 물이 흘러들어 가며 일어난 홍수로 지난 6월14일부터 7일까지 최소 1353명이 숨졌다.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으며, 국민 7명 중 1명꼴인 3300만여명이 피해를 보았는데 세계보건기구는 인도적 지원이 긴급하게 필요한 파키스탄 수재민만 640만여명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한 가옥 17여만채와 도로 및 철로 5735㎞, 다리 246곳이 물에 잠겼고 가축 75만여 마리가 죽었으며, 최근엔 파키스탄 최대 담 수호인 만차르호 제방이 붕괴할 가능성까지 있어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몬순 시기 면적이 500㎢까지 확장되는 만차르호가 범람하면 50만여명이 피해를 당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파키스탄 당국이 제방에 일부러 구멍을 내 만차르호 범람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범람을 막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키스탄에서 몬순 시기 계절성 폭우는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일이지만 올해와 같은 상황은 이례적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파키스탄 폭우 및 홍수 피해에 대해 “스테로이드를 맞은 몬순”이라고 표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런 상황을 기후변화에 따른 “기후 재앙”으로 보고 있으며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부 장관은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부국들이 기후 재앙에 직면한 나라에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지난 4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레흐만 장관이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지구 온난화는 세계에 닥친 존재적 위기이고 파키스탄은 그라운드 제로(대재앙의 현장)가 되었다.하지만 파키스탄은 (지구 전체 온실 가스) 배출 1%도 차지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세계의 탄소발자국에 거의 기여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한 보상이 거의 없다.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 협상은 효과가 없다. 우리는 목표의 재설정을 강하게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도 지난달 말 “지구상에서 가장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나라 중 하나인 파키스탄이 지구 온난화로 초래 된 재앙의 최전선에 서 있다”며 국제 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런 호소에 국제사회도 응답을 하고 있는데 유엔이 파키스탄에 1억6000만달러 가량의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고 미국이 약 3000만달러 가량의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파키스탄에 지원 물품을 전달했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