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1980년대 값싼 노동력으로 '1차 중동붐'의 기회를 잡은 한국은 이제 '제2의 중동붐'이라는 역사적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마스다르 시티에 이어 네옴 시티까지 중동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시티와 상당한 크기의 여러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려고 한다. 이제 단순히 건설과 양질의 노동력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 기술과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장을 열어가야 할 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대통령 보좌관과 백악관 중동특사를 역임하며 이스라엘과 아랍 이웃
국가들의 '번영을 위한 평화' 프로젝트에서 주요 설계자 역할을 한 제이슨 그린블랫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린블랫은 오는 20일 열리는 제23회 세계지식포럼 '아브라함 협정과 중동의 경제지형 변화' 세션에
참석한다. 아랍에미리트(UAE) 수장 격인 아부다비의 압둘라 압둘 아지즈 알 샴시 아부다비
투자진흥청장 직무대행, 이스라엘 연쇄창업가인 마티 코하비와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좌장은 글로벌
식품 공급망과 농업 분야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맥킨지 뉴욕사무소의 다니엘 아미네차 시니어
파트너가 맡는다.
인터뷰에서 그는 아브라함 협정 이후 중동 지역에서 경제협력 기회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31일 아랍 국가로는 처음으로 UAE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또 같은 달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자금으로 재러드 쿠슈너가 설립한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의 이스라엘 기술 스타트업 투자 기회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린블랫은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30억달러 중 20억달러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 펀드'에서 나온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으로
이스라엘 기업에 투자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동 국가들은 석유 자본을 넘어설 혁신 기술이 필요하고, 이제는 분쟁보다 파트너십과 비즈니스
중심의 평화적 협력을 생각해야 할 때"라며 "아브라함 협정은 아랍 국가, 이스라엘과 활발한 사업 관계와 우정을 나누는 한국과 같은 나라에도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시티와 같은 미래 도시를 건설하는 데 한국과 이스라엘이 협력하는 미래를 상상해 보라"며 "오늘날 새로운 중동은 한국이 '제2의 중동붐'을 누릴 수 있는 엄청난 기회의 땅"이라고
말했다. 그린블랫은 "품질과 신뢰성이 매우 강한 한국 기업들은 중동의 건설 분야 신규 프로젝트에서 중동 국가들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이에 더해 이스라엘 혁신 기술과 한국의 혁신 제조 기술을 융합해 완제품화한다는 공식은 어느 누구로도 대체될 수 없는 성공의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연구개발과 기술 혁신으로 다져진 이스라엘은 스마트시티를 건설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조 강국이 아닌 반면, 한국은 고도화된 제조 기술이 있고 이스라엘에는 거의 없는
대기업이 많아 기술들을 규모 있게 키워낼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린블랫은 "보안, 농업 기술, 의료 기술, 인공지능 등 영역에서도 많은 협력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본다"며
"결국에는 양방향으로 많은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광 분야도 매우 커질 것"이라며 "처음에는 이스라엘인이 아랍 국가로 여행을 하겠지만 결국 아랍
국가가 이스라엘로 여행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 중동 리더들과의 만남에 어떤 대화를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그린블랫은 "미국과 아부다비
경제개발부(ADDED),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더 강력한 유대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중동에 대해 대체적으로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대중에게 오늘날의
새로운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특히 아부다비에 대해 교육하고 알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