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스포츠계 인사들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란 축구대표팀의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박탈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영국 BBC 방송 등은 20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축구 및 체육계 인사'를 자처한 이들이 FIFA에 "이란축구협회 자격을 즉각 정지하고 내달 20일 개막하는 월드컵에 이란 축구대표팀 출전을 막으라"고 요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자국민을 향한 이란 정부의 적대감과 잔인성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며 "축구를 포함한 전 세계 스포츠계에서 (이란을)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이란의 축구계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여성들은 이란 전역의 축구경기장 접근이 거부되는 것을 포함해 시스템적으로 축구 생태계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이는 FIFA가 추구하는 가치 및 관련 규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말했다. 또 "이란축구협회는 이란 정부의 지침만을 따르고 있다"며 "협회가 독립적 조직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며, (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자국 정부의 개입을 금지한 FIFA 규정 19조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FIFA는 쿠웨이트, 인도 등지에서 정부가 축구협회의 행정 및 인사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해 자격정지 조처를 한 바 있다. 이란축구협회도 과거 같은 내용의 징계를 한 차례 받았다.
이와 관련 BBC는 "이란이 여성의 축구장 출입을 공식적으로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여성이 축구경기장에 입장하는 건 여러모로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국제 인권단체 '오픈 스타디움'이 이란 축구계의 여성 차별적 관행을 비판하며 FIFA에 이란의 카타르월드컵 출전권 박탈을 요구한 바 있다. 이란은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 B조에 속해 잉글랜드, 미국, 웨일스와 맞대결을 벌인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