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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집권 후 잊혀진 아프간···굶주림에 장기와 아이까지 팔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재집권 후 1년 3개월이 지 난 아프가니스탄의 주민들이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굶주린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약물을 투약하고, 일부는 장기를 매매하며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BBC방송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헤라트 외곽 에 사는 주민들 다수는 배고픈 아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약을 투여하고 있다. 압둘 와합은 “우리 아이들 은 계속 울고 잠을 자지 않는다. 우리에겐 음식이 없 다”며 “약국에서 알약을 사서 아이들에게 졸음을 느끼 게 한다”고 말했다. 이곳의 지역 약국에서는 빵 한 조 각 정도의 가격인 10아프가니(약 140원)에 약 5정을 구입할 수 있다.

굴람 하즈라트는 주머니 속에서 알프라졸람(보통 불 안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처방되는 진정제)을 꺼내며 “심지어 한 살짜리 막내에게도 이걸 준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 어린 아이에게 이러한 약물을 투여하면 만성 피로, 수면·행동 장애와 같은 여러 문제와 함께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 고하고 있다. 그러나 헤르트 주민들에게는 별다른 선 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탈레반 집권 이후 서방의 제재로 외국 자 금이 동결되어 경제가 붕괴됐다. 대다수가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는 이곳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잃었 다. 이 때문에 굶주리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엔은 아프가니스탄 에서 인도주의적 ‘재앙’이 전개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음식을 사려고 빌린 돈을 갚기 위해 3개월 전 신장 제거 수술을 했다는 20대 A씨는 흉터를 보여주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우리는 하루 밥을 먹으면 다음 날 은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희망이 없다고 느낀다. 이대로 계속되면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7개 월 전에 신장을 팔았다는 한 여성은 그때 받은 돈으로 도 생계유지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두 살짜 리 딸을 팔아야 한다. 돈을 빌려준 사람들이 돈을 갚을 수 없다면 딸을 달라며 매일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남편은 “우리의 상황이 너무 부끄럽다. 가 끔은 이렇게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헤르트 주민 니자무딘은 “나는 다섯 살짜리 딸 을 10만아프가니(약 150만원)에 팔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하즈라툴라는 “음식 살 돈이 없어 모스크 에서 딸을 팔고 싶다고 발표했다”고 했다.

헤라트 지방 정부 대변인인 하미둘라 모타와킬은 “이 런 상황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국제 제재와 자산 동 결 조치의 결과다. 정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도움 이 필요한지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세계의 관심이 떠난 상황에서 그 누구도 아 프간 위기의 실체를 파악하려 하지 않는다고 BBC는 지 적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사람들은 탈레반 정부와 국 제 사회에서 모두 버림받았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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