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에 구금돼 장기간 단식 투쟁을 벌이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고위 인사 카데르 아드난이 ‘옥중 사망’하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이 격하게 충돌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는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로켓을 다수 발사했다. 아드난은 이슬라믹 지하드 고위 간부로 지난 2월 테러 혐의로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 이후 86일간 단식 투쟁을 펼치다가 이날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최소 26발의 로켓이 날아들었고, 이 가운데 2발이 이스라엘 남부 스데롯에 떨어져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우리는 순교자를 추모하고 점령 세력의 극악무도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가자지구 인근 정착촌에 포격을 가했다”고 인정했다.
이스라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스라엘 공군은 곧바로 전투기를 출격 시켜 가자지구 내 하마스 훈련기지를 폭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군 반격이 시작되자 하마스도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포격을 계속하겠다고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밝혔다”며 “스데롯과 가자지구 인근에 공습경보가 울렸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단식 투쟁으로 건강이 악화하면 인도적 차원에서 석방해왔다. 이에 아드난을 죽음까지 이르게 한 이번 사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감옥에서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단식 중 사망한 건 1992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드난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출신으로 지난 20년간 무장 투쟁을 펼치며 여러 차례 이스라엘 감옥을 드나들었다. 특히 그는 붙잡힐 때마다 단식 투쟁을 벌여 팔레스타인 사회에선 꽤 널리 알려진 인사다. 영국 BBC는 “이번이 그의 5번째 단식 시위였다”고 설명했다. 아드난 측은 병원 치료를 요청했지만, 이스라엘 당국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을 위한 의사들(PHR)’ 이스라엘지부 라이너 까심하산도 “아드난이 이스라엘 응급실을 찾았지만, 병원이 그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아드난이 치료를 거부했고, 2일 감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반박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