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보 속도라면 '완전한 성평등'까지 300년 걸릴 수도"


최근 전 세계를 덮친 정치ㆍ경제적 위기가 지속된다면 ‘완전한 양성 평등’을 달성하기까지 30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사회적 안전망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소외돼 있기에 그만큼 위기에 더욱

취약하다는 의미다.

유엔 여성기구와 유엔 경제사회국은 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대유행과 폭력적 갈등,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위기, 여성의 성과 재생산권ㆍ건강권에 대한 반발이 결합돼 성별 격차가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같은 상황이라면 법적 격차를 좁히고 차별적 법을 없애는 데 최소 286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성들이 직장에서 남성과 동등한 고위직을 차지하는 데는 140년, 국회에서는 똑같은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는 40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서민 경제를 옥죄는 인플레이션도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유엔은 올해 말까지 여성과

소녀 3억8,300만 명이 하루 1.90달러(약 2,600원)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심한 빈곤에 처할 것으로

추정했다.

남성과 소년은 그 숫자가 3억6,800만 명으로 더 적다.

빈곤은 소녀들을 조혼으로 내몬다. 유엔은 2030년까지 조혼을 근절하려면 사회 변화 속도가 지난

10년보다 17배는 더 빨라져야 한다고 짚었다. 그만큼 조혼이 만연하고 성평등 의식 확산이 더디다는 의미다.

프란체스카 스파톨리사노 유엔 사무차장은 “세계적인 위기가 확산하면서 가장 취약한 인구 집단, 특히

여성과 소녀들이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성 평등은 모든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기반이며 더 나은 삶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엔은 여성의 권리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지금 당장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마 바후스 유엔 여성기구 사무총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소득, 안전, 교육, 건강 등 글로벌 위기로 인해 여성의 삶이 얼마나

퇴행했는지 보여준다”며 “이러한 퇴행을 되돌리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릴수록 우리 모두는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