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민촌을 지은 건가?” “화장실인줄.”
2022 월드컵 개최지 카타르가 오는 21일 대회를 앞두고 방문객 전용 숙소를 공개했다. 숙박 대란을 막기 위해 수용인원 1만2000명 규모로 만든 시설인데, 전 세계 네티즌들은 난민 캠프에 비유하는 등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카타르는 9일(현지시각) 월드컵 방문객들을 위해 도하에 마련한 ‘팬 빌리지’를 공개했다. 객실은 조립식 컨테이너 형태이며 침대와 에어컨, 화장실, 냉장고 등을 갖췄다. 객실 수는 총 6000개로, 객실당 수용 인원은 2명까지다.
빌리지 내부 공용시설로는 식당, 체육시설 등이 있다. 빈백에 누워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야외 공간도 마련했으며 바닥에는 인공 잔디를 깔았다. 이 숙소의 1박 가격은 약 207달러(28만원)로 책정됐다. 카타르 현지 호텔에 비해 저렴한 시세라고 한다. 축구 경기장까지 4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숙박 시설 확충 문제는 카타르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중동 국가로는 처음 월드컵을 유치한 카타르는 인구수 약 300만명,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 수도권과 비슷한 1만1571㎢의 작은 국가다. 이번 월드컵 방문객만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현지 호텔 객실은 3만개에 불과하다. 숙박료도 비싼데다 이미 월드컵 관계자들을 위해 호텔의 80%가 예약된 상태다.
결국 ‘숙박 대란’을 막기 위해 카타르는 다양한 투숙 시설 확보에 나섰다. 팬 빌리지 외에도 유람선, 공유 빌라, 공유 아파트, 유목민 전통 텐트 등을 활용해 투숙 공간을 7만개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근 도시 두바이와의 하루 셔틀 항공편도 늘렸다. 숙박은 두바이에서 하고, 카타르에서 월드컵을 보라는 것이다. 두바이에서 카타르까진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미 두바이 시내 호텔들도 월드컵 기간 동안 예약이 다 찬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팬 빌리지를 본 네티즌들은 트위터에 “컨테이너에서 자는 데 200달러는 비싸다” “난민 캠프가 떠오른다” “숙소는 두바이에 잡는 게 낫겠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여러 나라에서 온 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회를 즐길 수 있으니 즐거울 것 같다” “낭만적이다” 등의 호평도 일부 있었다. 당국은 이번 대회가 끝나면 해당 컨테이너 숙소를 주거시설이 열악한 빈곤국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조선일보]